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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닮아 남주자!/정언수 선생님

나만 아는, 노자 도덕경; 5장(21.01.24).

by 김길우(혁) 2021. 2. 22.

도덕경 제5장

도의 작용에 대해서 언급한다. 4장에서는 심원한 도(道)를 통하여 잘못된 것을 좌절시키고, 번잡함을 깨닫게 하여, 속세의 공정성회복과 평등에 같이 하라고 했다. 왜냐하면,

천지불인(天地不仁) 이만물위추구(以萬物爲芻狗),
천지는 어질지 않으니,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로 여긴다.

★以~爲: ~을 ~으로 여기다. 추구(芻狗): 제사 지낼 때 짚으로 만든 개. 흔히 ‘천지는 만물을 낳기만 할뿐, 돌보지 않는다’고 하는데, ‘천지가 만물을 낳는다’ 는 관념은 ‘음양이 곧 태극이다’고 한 주역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만물은 천지가 낳는 것이 아니고, 조상의 유전자에 의해 상속되고 있으며, 자율성을 가지고 스스로 생존하고 있다. 또, 자연은 보편적이어서 어떠한 가치에도 개입하지 않고, 이런저런 형편도 살피지 않기 때문에, 어떤 것에도 간섭하지 않는다. 그래서 천지(天地)가 어질지 않다는 것은, 용서(배려)나 저주(단죄)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약 하늘과 땅이 어질다면 하늘에 기도하고, 땅에 고사를 지내서 원하는 것을 부탁할 수도 있겠지만, 천지는 어질지 않으니, 스스로 도(道:이치)를 깨달아 그것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천지는 만물의 생사(生死)에 관여하거나 인간이 원하는 것을 돕지 않지만, 인간의 탄생이나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특별한 그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에 적응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기상청에서 기압골의 흐름을 보고 기상예보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천지자연에서 무엇인가를 알아내서 숙명(宿命)이라는 지대한 숙제를 풀어야 한다.

성인불인(聖人不仁) 이백성위추구(以百姓爲芻狗),
성인도 어질지 않으니, 백성을 짚으로 만든 개로 여긴다.

성인은 자연의 이치를 깨우친 사람이다. 그래서 성인은 자연이 보편적이고, 어떠한 가치에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계의 생명체들은 스스로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백성들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 관찰자로서, 그저 어질지 않을 뿐이다.

★또한 (3장)에서 성인은 심지(心志)보다 복골(腹骨)을 강하게 하고, 미래의 꿈보다 현실을 중요시한다. 더구나 2장에서 사기꾼을 조심하라는 것이 성인의 뜻이므로, 무엇을 바라거나 요구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성인은 어질지 않아야, 백성들이 잘살아갈 수 있다. 만약 성인이 어질다면 온 세상이 사기꾼으로 넘쳐날 것이다.

천지지간(天地之間) 기유탁약호(其猶橐籥乎),

하늘과 땅 사이가, 어찌 아코디언과 같을 수 있겠는가?  인(仁).

★其= 조사(대명사☓) 의문의 어기, 其= 어찌, 유(猶:오히려)~같이, ~처럼, 전대 탁(橐)=자루,피리 약(籥), 탁약(橐籥)=파이프 오르간.

◆최씨=천지 사이는 풀무와 같구나. 사람이 만든 조그마한 피리는 모양과 크기에 따라서 소리가 다르지만,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데, 하늘과 땅 사이 공간에서의 바람소리는 무섭고, 쓸쓸하고, 슬프거나 처량하게 불어댈 뿐,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주지 않으니 어찌 어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또 천지(天地)가 불인(不仁)한데 하늘에 있는 신(神)이 어찌 인자하고, 땅에 있는 신(神)이 어찌 인자할 수 있겠는가? 자연에는 입이 없어 말해줄 수 없는 것처럼, 신(神)도 우리에게 말을 해주지 않으니 믿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神)을 믿는 사람들도 병이 들면 병원을 찾는 것이다.

★노자는, 자연을 이해하고 이용할 줄 알아야지, 순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만들어놓은 윤리적인 것에 의지하거나, 아부근성에 익숙해지면 새로운 길을 가기 어렵다. 한국도 중국이나 일본을 따르니까 후진국이지, 앞서가면 선진국이 된다. 명당(한국)의 개념.

★또 천지(天地)는 만물의 생사(生死)에 개입하지 않지만, 인간의 운명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자연의 변화를 설명한 것이 도덕경이기 때문에, 더 확실하게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도덕경은 주역의 논리로 보는 것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과학은 기술이 아니고, 사고와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나을 유(愈)  

허이불굴(虛而不屈) 동이유출(動而愈出),
(성인은 배가) 비어도 굴복하지 않으니, 움직여도 나가는 것보다 낫다.

而不=~도~하지 않는다. 굽을 굴(屈)=굴복하다. ☯유(愈)=~보다 낫다. ☯愈~愈=~하면 할수록 ~하다.

◆최씨= 텅 비어 있지만 작용은 그치지 않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생명력이 넘친다.

도덕경은 선입견을 버리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성인은 배가 고파도 굽실대지 않으니, 성인이 가까이 있으면 손해보다는 이익이 많기 때문에, 성인은 멀리 있어도 없는 것보다 낫다고 하는 것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그 무엇인가의 특별한 변화가 있는 것처럼, 자연의 이치를 깨우친 성인에게도 특별한 그 무엇인가가 있다. 노자도 우리에게 돈을 주거나 밥을 주지 않았지만, 노자가 이 세상에 살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마운 일이 아니겠는가.

다언삭궁(多言數窮) 불여수중(不如守中).
말이 많으면 자주 곤란한 처지에 빠지니, 속에 지키는 것만 못하다. 수(守:지킬).

◆최씨=말이 많으면 금방 한계에 봉착한다. 중을 지키는 것이 제일이다.

노자는 천지나 성인에 대한 어떤 말도 상식에서 벗어나면 쓸데없는 말이 되니까, 그 도(이치,방법)를 모르면 함부로 말하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입은 화(禍)를 부르는 구멍이요. 혀는 몸을 베는 칼이기 때문이다. 2장에서도 행불언지교라하여 ‘말하지 않는 가르침을 행(行)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도덕경은 논리정연하고 전체가 물이 흘러가듯 완벽하게 짜여진 문장의 구조와 절약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해석자들은 1장에서부터 문장을 이어서 쭉 설명하지 않고, 부분을 떼어서 멋대로 해석하면서도 자신들의 자랑은 빼놓지 않는다. 3장에서 불상현(不尙賢), 사민부쟁(使民不爭), ‘현명함은 자랑하지 않아야, 논쟁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도덕경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논쟁할 이유가 없다. 방송이나 책을 통해서 쓸데없는 헛소리로 자랑을 하니까 논쟁이 되는 것이다. 부탁하건대, 노자가 말하는 지자(智者:사기꾼)들에게 당하지 말자.

 

☯ 5장 전문.

천지불인(天地不仁), 이만물위추구(以萬物爲芻狗),

천지는 어질지 않으니, 만물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어 버린 물건으로 여긴다.

성인불인(聖人不仁), 이백성위추구(以百姓爲芻狗).

성인도 어질지 않으니, 백성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어 버린 물건으로 여긴다.

천지지간(天地之間), 기유탁약호(其猶橐籥乎)? 

하늘과 땅 사이가, 어찌 아코디언과 같을 수 있겠는가?

허이불굴(虛而不屈), 동이유출(動而愈出).

(성인은 배가) 비어도 굴복하지 않으니, 움직여도 나가는 것보다 낫다.

다언삭궁(多言數窮), 불여수중(不如守中).

말이 많으면 자주 곤란한 처지에 빠지니, 속에 지키는 것만 못하다. 

★최진석 해석.

⋆ 천지는 인하지 않다. 만물을 모두 풀강아지로 여긴다.

⋆ 성인은 인하지 않다. 백성을 모두 풀강아지로 여긴다.

⋆ 천지 사이는, 풀무와 같구나!

⋆ 텅 비어 있지만 작용은 그치지 않고,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생명력이 넘친다.

⋆ 말이 많으면 금방 한계에 봉착한다. 중을 지키는 것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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