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3.03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건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요즘에 식중독이 의외로 기승을 부린다고 합니다. 실외의 온도는 아직도 영하로 내려가거나 싸늘하기만 한데 실내의 온도는 늘 따뜻하게 유지되고, 이 때문에 특히 주방 위생엔 빨간 불이 켜졌다고 합니다. 실제 한 방송에서 온도에 따른 세균 증식에 관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9천 마리의 세균을 갖고 있던 식품을 30도 실온에서 4시간 동안 방치하자 무려 320배 증가한 290만 마리로 급증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만큼 주방 위생에 각별히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무엇보다 요리를 할 때는 음식과 직접 접촉하는 주방조리 도구의 청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칼과 도마의 경우 사용 후 꼼꼼히 세척하지 않고, 식재료 구분 없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습관은 치명적으로, 비브리오균과 살모넬라균과 같은 대장균이 칼과 도마를 오염시켜 식중독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며, 한 대학의 연구팀 조사결과에 의하면 주부의 손에서 포도상구균이 평균 6천마리 이상 발견되며, 매일 쓰는 행주와 수세미는 세균 번식이 가장 우려되는 주방용품 중 하나입니다. 수세미와 행주는 늘 수분이 있고 음식 찌꺼기도 쉽게 달라붙어 세균 번식이 쉬워, 실제로 행주는 주방 세균 오염도 조사에서 1, 2위를 차지한 바 있는데, 아무리 자주 빨고 삶아도 각종 세균과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쉽기 때문에 그만큼 행주관리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주방 위생의 요체는 주부의 손· 칼과 도마 같은 주방용구· 그리고 수세미 같은 세척용품을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주방위생에서만 수세미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황달에도 수세미가 아주 요긴한 약재입니다.
몸 속의 독소를 빼주는 수세미오이
동의보감에서는,‘수세미오이를 사과(絲瓜)라고 하는데, 성질은 차다. 사과는 몸속의 독소를 해독(解毒)하고, 온갖 심한 종기인 악창(惡瘡)과 어린 아이의 발진(發疹)성 질환인 두진(痘疹)· 유방 내부가 곪는 병인 유저(乳疽), 못이라고도 부르는 정창(丁瘡), 다리에 나는 종기인 각옹(脚癰)을 치료한다’며, 사과의 효능(效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세미오이의 가족 사진
계속해서 보감에서는,‘ 서리 맞은 늙은 수세미오이를 껍질· 뿌리· 씨를 모두 거둬, 모두를 약성이 남게 태워 가루내고, 꿀물에 2~3돈을 타서 마시면 부은 것은 가라앉고 독(毒)이 흩어져 안으로 치고 들어오지 않게 된다. 하늘의 그물 같다는 의미로 천라(天羅)라고도 하고, 천락사(天絡絲)이라고도 한다. 잎은 가시가 있다고 하여 우자엽(虞刺葉)이라고 부른다. 어린 것은 삶아서 생강 식초와 함께 버무려 먹기도 하고, 마른 것은 껍질과 씨를 제거하여 남은 박 속을 요즘 쓰는 수세미처럼 그릇 씻는데 쓴다. 중국에서 씨를 얻어 옮겨 심었는데, 모양이 오이 비슷하나 훨씬 길고 크다’라고, 수세미오이의 형태와 식용방법 그리고 다른 쓰임도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수세미오이의 독사진입니다. 인물 좋지요?
특히 동의보감 황달의 단방약 부분에서는,‘사과(絲瓜) 즉 수세미오이는 술과 국수로 속을 상한 것이 덩어리인 적(積)이 되어 황달이 생긴 것을 치료한다. 수세미오이를 껍질과 씨가 있는 채로 태워서 가루로 내어 국수로 병이 든 사람은 국수 국물에 타서 먹고, 술로 병이 든 사람은 술에 타서 먹는데, 몇 번만 먹으면 낫는다.’라고, 황달에 대한 효능을 강조있습니다.
한 겨울의 수세미 오이
조선시대 여성들은 어떻게 아름다움을 관리했을까요? 한 경제지의 기사에 따르면, 수세미· 오이· 호박 등 채소의 즙을 화장수로 이용하여 미안수라고도 불리는 화장수를 만들어 썼는데, 수분 공급력이 탁월해 피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음시간에는 구토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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