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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사람을 살리는 신의 선물

구충제의 대명사 사군자(12.05.26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5. 26.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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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26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어린 시절 선생님께서 채변 봉투를 나눠주시고... 그리곤 채변하는 방법을 자세히 가르쳐 주십니다. 그럼 난리가 나지요. 한쪽에서는 낄낄대고 다른 한편의 여학생들은 구역질과 싫은 표정이 역력합니다. 다음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채변봉투를 신주단지 모시듯 가지고 학교로 갑니다. 그리곤 한손으로 코를 움켜쥐고 다른 한손으론 손끝으로 멀리해서 큰 봉투에 모았었지요. 그리고 며칠 뒤 선생님께서는 큰 물주전자를 탁자에 올려놓으시고 한 명씩 한 명씩의 이름을 부르시고 나서는 깨알같이 적힌 학생들의 채변결과를 살펴보시며 회충약 몇 알 촌충약 몇 알 십이지장충약 몇 알... 그렇게 한 움큼의 약을 주시고 그 자리에서 먹으라고 하십니다. 유난히 많은 기생충이 나온 친구들이 선생님 앞으로 나서면... 꼭 큰 죄를 지은 사람처럼 머리를 들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때에는 회충이 몇 마리 나왔는지 십이지장충은 몇 마리나 나왔는지 적어오라고도 하셨지요. 생각나십니까? 요즘도 학교에서 그런 기생충 검사를 하고 있을까요? 요즘은 약이 좋아서 여전처럼 많은 약을 한꺼번에 먹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기생충에 관한 이야기는 불과 3~40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동의보감 시절의 구충약은 있었을까요? 오늘은 구충약의 대표선수 사군자(使君子)라는 약의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채변 검사 하던 시절~

동의보감에서는,‘사군자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소아가 얼굴이 누렇게 뜨고 몸이 마르는 5가지 감병(疳病)에 주로 쓰며, 뱃속의 벌레를 살충(殺蟲)하고 설사와 이질을 멎게 한다라고, 사군자의 효능(效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회충이 있어서 배가 볼록해요

계속해서 보감에서는,‘치자(梔子)라는 약과 비슷하게 생겼는데, 5개의 모가 나 있으며, 껍질은 검푸르고, 속에는 흰색의 씨가 들어 있다. 음력 7월에 열매를 딴다. 소아를 많이 치료한 중국의 명의(名醫) 곽사군(郭使君)선생이 소아를 치료할 때 자주 써서 사군자(使君子)라고 부른다. 껍질을 까서 씨만 쓰거나 씨와 껍질을 함께 쓴다라고, 사군자의 모양과 그 이름의 유래도 기록해 놓았습니다.


사군자는 이렇게 생겼지요~

또 동의보감 소아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사군자의 열매는 소아의 감충(疳虫회충(蛔蟲촌백충(寸白蟲)을 죽이는데, 사군자 속의 씨앗을 먹으면 벌레가 나온다라고, 사군자의 효능이 살충에 아주 효과적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간편한 구충제들이 많지요

구충제에 관한 자료(한국일보)를 살펴보다 보니, 예전하고는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회충을 없애기 위해 봄가을로 구충제를 먹는 일이 연례행사 중에 하나였지만, 요즘은 회충이 거의 사라져서 회충 예방을 위해 일부러 구충제를 먹을 필요가 없어졌답니다. 구충제를 먹는다고 특별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치료를 위해 복용해야지, 단지예방을 위해서 먹일 생각이라면 굳이 약을 복용할 이유는 없답니다. 1년에 두 번씩 일괄적으로 구충제를 먹이기보다는 1년에 한 번 정도 기생충 검사를 받아보는 편이 더 현명하며, 기생충 검사 방법은 의심되는 기생충 종류에 따라 다양하지만, 회충이나 십이지장충은 대변검사로, 요충은 밤사이 항문에 투명 테이프를 붙이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답니다. 특히 요충은 아직도 어린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회충과 달리 봄가을로 1회 복용하는 구충제로는 치료가 되지 않고 오히려 내성만 키우게 되므로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합니다.


다음시간에는 설사(泄瀉)에 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글쓴이: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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