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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모아 남주자!/밥상에서 만난 약재

눈에는 간(肝)! (10.10.16 방송분)

by 김길우(혁) 2019. 10. 16.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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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16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행복하십니까? 중원대학교 국제 생명공학 연구소장 김길우입니다.


어제는 아들 녀석이 “귀가하는 길에 순대를 좀 사와 달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중 3인 아들은 요즘 크느라 그런지, 부쩍 간식을 조르고 있습니다. 혹시 순대를 언제부터 먹었는지 아십니까?

열라 큰 광장시장 왕순대

순대의 유래에는 많은 설이 있으나, 그중에서도 몽골의 전투식량설이 가장 보편적이라고 합니다. 징키스칸이 대륙을 정복할 때, 신속한 기동력 확보를 위하여 돼지의 창자에다 쌀과 야채를 혼합해 이것을 말려 휴대하고 상용했다는 것입니다.

원래는 순대가 몽고 태생 전투식량이라네요.

우리나라에는 몇몇 농서나 음식소개서에 그 요리법과 종류에 대해 자세히 기록돼 있습니다. 1766년 유중림이 지은, '증보산림경제'에는 순대의 요리법과 먹는 방법 등을 소개했고, '규합총서(1809년·빙허각 이씨 저)'에는 순대를 쇠고기와 꿩고기, 닭고기를 두드려서 만든 음식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음식디미방(1670년·안동장씨 저), 부인필지(1855년), 역주방문(1800년대 중엽) 등에서 순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날에는 닭고기를 두드려서 만들었다네요

내래~, 순대 패거리의 염통이야요.

대개 아이들이 다 그렇겠지만, 순대만 골라 먹고 같이 싸준 간(肝)은 손도 대지 않더군요. 안경을 쓴 아들에게는 아주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눈에 좋은 돼지 간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난, 순대랑 친한 간이요~

동의보감 탕액편 저간(猪肝)조에는, ‘돼지의 간은 성질이 따뜻하다. 차서 나오는 설사인 냉설(冷泄)과 피가 섞인 곱이나 흰 곱이 섞인 설사를 오래하는 적백리(赤白痢)를 치료하는데 주로 쓴다. 몸의 습(濕)을 없고, 다리가 퉁퉁 붓는 각기(脚氣)도 치료한다.’ 고 하였습니다.

나두 순대선생 추종자, 콩팥입니다

특히 동의보감에서는 눈에 관하여, ‘돼지의 간은 눈을 밝게 한다. 또한 간열(肝熱)로 눈이 벌겋고 깔깔하면서 아픈 것을 치료한다. 이때 돼지 간 한 개를 얇게 썰어서 간장 식초 양념을 넣어 먹는다. 야맹증(夜盲症)에는 돼지 간을 쌀뜨물에 넣고 푹 삶아서, 앓는 눈에 김을 쏘인 후 먹는다.’ 고 먹는 법과 치료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는예... 허파라예~

영양학적으로 시력보호에 중요한 영양소는 레티놀이나 베타카로틴 형태로 들어있는 비타민 A인데, 간은 체내(體內)로 들어온 비타민 A가 저장되는 기관이다 보니, 식품 중 동물의 간은 비타민 A가 가장 많이 들어있습니다. 돼지 간에는 비타민 A가 아주 많이 들어있고, 주로 레티놀 형태로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하루에 돼지 간을 10g 정도, 즉 한 조각만 먹어도, 성인 하루 권장섭취량을 충분히 먹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난 오소리순댄디~, 그게 오소리거요? 사실은 밥통이지롱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오백년 전에 주변의 음식을 이용하여, 시력을 보호하던 우리 조상의 탁월한 지혜가 녹아있는 대단한 기록입니다. 이제 제 아들도 순대는 물론 ,간도 잘 먹어서 시력이 좋아지면 좋겠습니다. 

광장시장의 푸짐한 순대고기

다음시간에는 점잖은 자리에서 훌쩍거려, 무안하게 만드는 콧병에 대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요건 써비스~, 맛은 좀 없다..., 싱거워~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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