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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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2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입니다)

 

 

편안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 입니다.

 

오늘은 손택수 시인의 짜한 시 한편을 소개하겠습니다.


아버지의 등을 밀며...

손택수

 

아버지는 단 한 번도 아들을 데리고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

여덟살 무렵까지 나는 할 수 없이

누이들과 함께 어머니 손을 잡고 여탕엘 들어가야 했다.

누가 물으면 어머니가 미리 이러준 대로

다섯 살이라고 거짓말을 하곤 했는데

언젠가 한번은 입속에 준비해둔 다섯 살 대신

일곱살이 튀어나와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나이보다 실하게 여물었구나, 누가 고추를 만지기라도 하면

잔뜩 성이 나서 물속으로 텀벙 뛰어들던 목욕탕

어머니를 따라 갈 수 없으리만치 커버린 뒤론

함께 와서 서로 등을 밀어주는 부자들을

은근히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곤 하였다.

그때마다 혼자서 원망했고, 좀 더 철이 들어서는

돈이 무서워서 목욕탕도 가지 않는 걸 거라고

아무렇게나 함부로 비난했던 아버지

등 짝에 살이 시커멓게 죽은 지게자국을 본 건

당신이 쓰러지고 난 뒤의 일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까지 실려 온 뒤의 일이다.

그렇게 밀어드리고 싶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자식에게 보여줄 수 없었던 등

해 지면 달 지고, 달 지면 해를 지고 걸어온 길끝

적막하디 적막한 등짝에 낙인처럼 찍혀 지워지지 않는 지게자국

아버지는 병원 욕실에 업혀 들어와서야 비로소

자식의 소원하나를 들어주신 것이었다.

 

아버지의 지게. 마음이 짠합니다.

 

어떠십니까? 오늘은 등에관한 이야기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등은 가슴의 집인데, 등이 굽고 어깨가 처지면 가슴이 무너지려고 하는 것이다. 등이 시린 배한(背寒)이라는 병(), 안으로 차가운 한담(寒痰)이 숨어들어 한기(寒氣)가 등으로부터 일어나 크기가 마치 손바닥만 한 부분이 시리다. 등에 오한(惡寒)이 나는 것은 노폐물인 담음(痰飮)이 있기 때문인데, ()나라의 명의(名醫) 중경(仲景)선생이명치에 오래 머물러 있는 담음인 유음(留飮)이 있어 등에 오한이 있고 얼음처럼 차가울 때는 복령환(茯苓丸)을 주로 쓴다고 하였다. 등 가운데가 항상 얼음처럼 찬 부분이 있는 것은 담음이 있는 것으로, 도담탕(導痰湯)에 소자강기탕(蘇子降氣湯)을 합하여 처방한다. 환자가 매일 등에서 한기가 실처럼 한 줄로 일어나는 것은 담이 있는 때문인데, 마땅히 토하게 하는 토법(吐法)이나 설사시키는 하법(下法)으로 치료한다. 등이 시린 병에는 음증(陰證)과 양증(陽證)이 있는데, 상한소음증(傷寒少陰證)으로 등에 오한이 날 때는 입 속이 편안하고, 양명증(陽明證)으로 등에 오한이 날 때는 입 속이 마르는데, 이것으로 한열(寒熱)을 구분한다. 등이 시릴 때는 어한고(禦寒膏)를 붙어야 한다라며, 등이 시린 배한이라는 병의 기전과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등은 가슴의 집입니다!!

 

계속해서 보감에서는,‘등에 열이 나는 배열(背熱)이라는 병은 폐()에 속하는데, 폐가 몸의 위쪽인 상초(上焦)에 있기 때문에 등에서 열()이 나는 것이다라고, 배한의 반대 증상인 배열의 증상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등짐장수 모습입니다.

 

말레이시아관광청이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말레이시아 각지에서 힌두교도들이 개최하는 축제인타이푸삼27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축제의 마지막 날에는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가느다란 쇠꼬챙이와 갈고리를 등 피부에 관통시키는 피어싱이 펼쳐지고, 고행을 자청한 힌두교도들은 속죄하는 의미로 무거운 등짐을 지고 272개의 계단을 오른다고 합니다(연합뉴스). 참으로 등이 갖는 의미가 제각각입니다.

 

다음시간부터는 한약재의 가공방법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3408-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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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당선생 김길우(혁) 2017.09.23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