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디오 방송해서 남주자!/MBC(라디오 동의보감)

좌익의 표상? 나팔꽃?(12.02.17 방송분)

by 김길우(혁) 2020. 2. 17.

제인병원 병원장 김길우(02, 3408~2132)

김길우 페이스북 http://www.facebook.com/profile.php?id=100002131907

------------------------------------------------------------------------------------

(12.02.17 라디오 동의보감 방송분)


안녕하십니까? 중원대학교 한방산업학부 교수 김길우입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마는.

오늘은 옛날이야기로 시작해볼까 합니다. 옛날옛날 중국에 그림을 잘 그리는 화공이 있었답니다. 화가의 부인이 워낙 미인이라 못된 마을 원님이 수작을 부리며 수청(守廳) 들기를 강요하자 부인이 단호하게 거절해서, 그 부인을 성에 가두어버렸습니다. 화공은 부인이 너무 보고 싶어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습니다.“여보, 내 기어이 당신이 있는 높은 성에 올라가리라”하곤, 그 그림을 아내가 갇힌 높은 성 밑의 땅에 묻고서는 아내를 그리워하다 죽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그날부터 부인은 매일 밤 같은 꿈을 꾸었는데, 남편이“사랑하는 그대여! 난 매일 밤 당신 곁을 찾아 가는데, 당신을 만나려하면 아침이 되니 늘 하고 싶은 말을 못하고 떠나갑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꿈을 꾼 부인이 이상히 여겨 아침에 일어나 성 아래를 내려다보니 성벽을 타고 올라오는 꽃이 있었습니다.“"아! 당신이군요?”하고 반가워 쳐다봤지만, 꽃은 이내 시들어 이파리만 파르르 떨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에도 꽃을 보니 성벽이 너무 높아 오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멀리서 아침이 될 때까지 사랑을 속삭였는데…, 꽃은 아내의 작은 소리를 듣기 위해, 그리고 또 아내에게 잘 들리게 하기 위해 나팔 모양의 꽃이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참 어디나 벼슬아치는 다 똑 같았던 모양입니다. 오늘은 아내를 향한 끝없는 사랑의 전설을 가진 나팔꽃이 어떤 쓰임이 있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세수하고 나온 나팔꽃

동의보감에서는,‘나팔꽃의 씨를 견우자(牽牛子)라고 하는데, 성질이 차고 맛은 쓰며 독이 있다. 주로 기(氣)를 내리며, 몸이 붓는 수종(水腫)을 치료하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풍독(風毒)을 제거하며, 대소변(大小便)을 잘 나오게 하고, 차가운 고름을 내보내며, 위험한 독소인 고독(蠱毒)을 빼고, 낙태(落胎)시킨다’며, 견우자의 효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몸에서 물을 빼내는 아주 요긴한 약이기는 하지만, 주의해서 처방해야하는 약이라는 뜻입니다.

견우자를 증상에 따라 골라쓰자!

또 보감에서는,‘나팔꽃 씨 흰 것을 백축(白丑)이라 하고, 검은 것을 흑축(黑丑)이라고 한다. 이 약은 원래 밭과 들에서 자라는데, 소가 끄는 수레(牛車)에 싣고 다니면서 약을 팔았기 때문에 소가 끈다 라는 뜻의 견우자(牽牛子)라고 부르게 되었다. 음력 9월 이후에 씨를 수확한다. 기(氣) 속의 습열(濕熱)을 사(瀉)하고, 기약과 같이 쓰면 기의 부분인 기분(氣分)에 들어가고, 대황(大黃)과 같이 쓰면 피의 부분인 혈분(血分)에 들어간다. 나팔꽃 씨는 검은 것과 흰 것 2종류가 있는데, 흰색은 딱딱한 기운인 금(金)에 속하고 검은색은 물과 같은 기운인 수(水)에 속하며, 그 성질이 매운맛의 약재보다 더 맹렬하고 약효(藥效)도 아주 신속하다. 술에 버무려 6시간을 찌고 볶아서 익혀 쓰며, 1근(斤)을 찧어 가루를 만들면 4냥의 맏물가루를 얻는다. 생것으로 쓰면 성질이 더욱 급박(急迫)해진다’라고, 견우자의 종류와 수치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 이뻐~?

특히 동의보감 적취병의 단방약 부분에서는,‘견우자는 대부분의 적취와 배꼽주변이나 옆구리에 덩어리가 만들어지는 병(病)인 현벽(痃癖), 기가 뭉친 덩어리인 기괴(氣塊)를 치료한다. 흑축(黑丑) 생것과 볶은 것을 반반씩 섞어 가루로 내어 체로 쳐서 처음 나온 가루를 쓰는데, 이것을 꿀로 반죽하여 오동나무씨앗 크기인 오자대(梧子大)로 환(丸)을 만들어 잠잘 때 생강(生薑) 달인 물로 먹으면 매우 오묘(奧妙)한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적취병에 대한 흑축의 효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 둘 다 있따~!

나팔꽃(Morning Glory)은 기쁨ㆍ영광ㆍ결속ㆍ덧없는 사랑이 꽃말이며, 나팔꽃이 새벽에 피는데 반해, 아주 비슷한 메꽃은 낮에 피며, 해가 내리쬐는 오후 대밭가나 밭 가상에 피어 있는 옅은 분홍 꽃은 대개 메꽃입니다. 또 특이한 것은 어떤 경우라도 나팔꽃은 타고 오를 지주를 왼쪽, 즉 시계반대방향으로 감고 올라가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우스개 소리로 나팔꽃이 좌익의 상징이냐고 농담을 하기도 합니다. 다음시간은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옮아온 미쿡 자리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인한방병원 병원장 김길우 (02, 3408-2132)


댓글